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고?
제가 간호학 공부를 시작한 건 47세되던 해 봄 이었어요. 등록을 마치고 첫 수업에 들어갔는데, 교수님이 35세! 박사까지 하신 분인데 저보다 한참 어리셔서 놀랬어요. 미국 생활이 오래되다 보니 나이를 잘 안 세게 되더라고요. 처음엔 나이에 대한 걱정보다는 설렘과 다짐이 더 컸는데 막상 캠퍼스에 앉아보니, 선수 과목 수업에서 제가 제일 나이 많은 학생이었어요. 대놓고 누가 나이를 묻진 않아도 어느 정도 티는 나니까요. 그때부터 살짝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학교 갈 땐 볼터치에 빨간 립스틱까지 마구마구 바르고 다녔어요. 😄커뮤니티 칼리지,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곳
제가 다닌 건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 였는데 진입 장벽이 낮고, Bio 101이나 Chem 101 같은 선수과목들은 전공에 상관없이 누구나 수강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수업을 함께 듣는 학생들의 연령대나 배경이 정말 다양했어요. 기본 산수를 계산기 두드려가며 푸는 친구들 사이에서 제가 암산으로 먼저 답을 말하자 다들 눈이 동그래지더라고요. (사실 저는 한국에서 수학 포기자였는데도요! 😂) 그땐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감 뿜뿜, 주눅들지 않고 수업에 잘 참여했어요. 그런데 본과 과정인 간호 프로그램(Nursing Program) 으로 들어가면서부터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어요.본과에서의 ‘속도’와 ‘체력’의 차이
선수 과목 때까지만 해도 제가 헤매면 같이 헤매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간호 본과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학생들 대부분이 이미 어느 정도 기본기가 탄탄했고, 공부 속도나 이해력도 훨씬 빠른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말도 조리 있게 잘하고, 시험도 척척 잘 보고, 체력도 좋아서 밤새 공부해도 끄떡없고요. 처음엔 수업에서 질문도 자신 있게 했던 저 였는데, 본과에선 질문 하나 던지는 것도 주저하게 됐어요. “혹시 나만 이해 못한 건가…?” 싶어지니까 어느 순간 입을 닫게 되더라고요. 더군다나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 수업이 온라인이었고, 실습(임상)을 함께하지 않는 이상 비슷한 나이대 친구들과는 자연스러운 교류도 거의 불가능했어요. 아마 간호본과 학생들의 가장 많은 연령대는 25~35세쯤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도 키우고, 일도 하면서 공부까지 병행하는 젊은 엄마들을 보면 진심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힘들어보이지만 나도 그 나이였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예전 같지 않은 체력과 기억력
저는 아이들이 고등학생이었어서 시간적으로는 조금 여유가 있는 편이었지만,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정말 많이 느꼈어요.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뻐근했고, 몇 년 전부터 진행되던 노안은 공부 시작한 이후 급격히 심해졌었구요.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밤늦게까지 책을 보다 보면 눈이 너무 피곤해서 집중이 잘 안 되는 날도 많았죠. 그럴 때마다 속상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체력 관리도 실력의 일부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러면서 매일 영양제도 꼬박꼬박 챙기고, 운동도 하면서 체력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에요.나이 든 학생을 위한 현실 팁
📌 공부는 평생 할 수 있지만, 체력은 준비해야 해요. 영양제, 수면, 스트레칭, 수분섭취! 젊은 친구들처럼 무리하기보다는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중요해요. 📌 자신만의 강점을 잊지 마세요. 나이가 많다고 부족한 게 아니에요. 인생경험에서 나오는 공감력, 책임감, 집중력은 나이 든 학생만의 강점이에요. 📌 천천히 시작해도 괜찮아요.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non-major 과목부터 들어보며 감을 익히는 것도 좋아요.마무리
지금 간호사가 되기 위해 늦은 나이에 도전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저의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단단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나이 때문에 망설이고 계신가요?
지금이 가장 젊은 날입니다.
오늘이 바로 시작할 때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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